고려 시대의 정치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면, 왕을 중심으로 다양한 신하들이 나라를 운영하는 방식이었어요. 고려는 918년에 왕건이 세운 나라로, 1392년 조선이 건국되기 전까지 약 474년 동안 이어졌어요. 이 기간 동안 정치 체제는 여러 변화를 겪었지만, 기본적으로 왕 중심의 중앙집권제와 문벌 귀족 사회라는 특징을 가졌어요. 지금부터 고려 시대의 정치 구조와 중요한 변화들을 하나씩 살펴볼게요.
1. 고려의 정치 구조
고려의 정치는 크게 왕권(왕의 권력)과 신권(신하의 권력)의 균형으로 이루어졌어요. 왕이 나라를 다스리지만, 신하들이 왕의 독단적인 결정을 막을 수 있는 제도가 있었지요. 주요 정치 기구들을 보면:
1) 중앙 정치 제도
고려의 중앙 정부는 2성 6부제(이성 육부제)로 운영되었어요.
① 중서문하성(中書門下省) → 국정을 총괄하는 최고 행정 기관이에요. 쉽게 말하면 지금의 국무총리실과 비슷해요.
② 상서성(尙書省) → 법을 집행하고 정책을 실행하는 기관이에요.
③ 6부(六部) → 구체적인 행정을 담당하는 부서들이에요. 요즘으로 치면 정부 부처 같은 거죠. 이 6부에는 이부(인사 담당), 병부(군사 담당), 호부(재정 담당), 형부(사법 담당), 예부(교육·외교 담당), 공부(토목·건설 담당)가 있었어요.
또한, 왕의 권력을 견제하는 기관도 있었어요.
① 어사대(御史臺) → 왕과 고위 관료들을 감찰하는 기관이야. 부정부패를 막는 역할을 했어요.
② 중추원(中樞院) → 왕명을 전달하고, 군사 기밀을 관리했어요.
이런 시스템 덕분에 고려는 왕이 혼자 독재하는 것이 아니라 신하들과 협력하여 나라를 운영할 수 있었어요.
2. 고려의 신분제와 정치 운영
고려 시대에는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사람이 정해져 있었어요. 일반 백성은 직접 정치를 할 수 없었고, 주로 귀족 출신들이 높은 관직을 차지했어요.
1) 문벌 귀족 사회
고려 초기(11~12세기)에는 문벌 귀족이 정치를 주도했어요. 문벌 귀족은 높은 벼슬을 가진 가문 출신들로, 과거 시험이나 음서 제도(아버지가 높은 벼슬을 하면 아들도 벼슬을 물려받을 수 있는 제도)를 통해 관직을 독점했어요. 대표적인 문벌 귀족 가문으로는 경주 김씨, 해주 최씨, 인주 이씨 등이 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문벌 귀족들의 권력이 지나치게 강해지고, 왕권이 약해지는 문제가 생겼어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무신들이 반란을 일으켰어요.
3. 무신 정권(1170~1270년)
12세기 후반, 무신들이 정권을 잡는 사건이 발생했어요. 이를 무신 정변(1170년)이라고 합니다.
당시 고려는 문신(글을 읽고 행정 업무를 담당하는 관료)들이 주로 정치를 했고, 무신(군인)들은 차별받았어요. 이에 불만을 품은 무신들이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장악했죠.
대표적인 무신 정권 지도자들은 다음과 같아요.
① 정중부(1170~1179): 무신 정권을 처음 세운 인물
② 경대승(1179~1183): 군사 독재를 강화한 인물
③ 이의민(1183~1196): 천민 출신이었지만 권력을 잡았어요
④ 최충헌(1196~1219): 가장 강력한 무신 지도자로, 20년 이상 고려를 다스렸어 최우(1219~1249): 최충헌의 아들로, 정방(人事機構, 인사 담당 기구)을 설치해 무신들의 권력을 강화했어요
무신들이 집권하면서 고려의 정치가 혼란스러워졌고, 농민과 천민들이 반란을 일으키기도 했어요.
4. 원나라(몽골) 간섭기(1270~1356년)
고려는 13세기 중반, 몽골(원나라)의 침략을 받았어요. 당시 고려는 강화도로 수도를 옮기고(강화도 천도, 1232년), 몽골에 맞서 싸웠지만 결국 항복했어요(1270년).
이후 100년 동안 원나라의 간섭을 받으며 왕이 직접 정치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어요. 원나라의 힘이 너무 강해서 고려 왕이 원나라 공주와 결혼해야 했고, 원나라의 요구를 따라야 했죠.
하지만 1356년, 공민왕이 즉위하면서 원나라의 간섭에서 벗어나려는 개혁을 단행했어요.
5. 공민왕의 개혁(1356~1374년)
공민왕은 고려의 왕권을 회복하고, 원나라의 간섭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러 개혁을 했어요.
① 친원(親元) 세력 제거 → 원나라와 친했던 권문세족(부유한 귀족 계층)을 제거했어요.
② 정방 폐지 → 최우가 만든 정방을 없애서 왕이 직접 인사권을 행사하도록 했어요.
③ 쌍성총관부 수복(1356년) → 원나라가 차지했던 영토를 되찾았어요.
하지만 공민왕의 개혁은 귀족들의 반발을 불러왔고, 결국 그는 암살당했어요(1374년). 이후 고려는 다시 혼란스러운 시기를 겪었고, 결국 1392년 이성계가 조선을 세우면서 고려는 멸망했어요.
6. 고려 정치의 특징
(1) 왕 중심의 중앙집권 체제였지만, 신하들의 권력도 강했어요.
(2) 문벌 귀족이 정치를 독점했지만, 무신들이 정권을 잡는 시기도 있었어요.
(3) 몽골(원나라)의 간섭을 받으면서 왕권이 약해졌어요.
(4) 공민왕이 개혁을 시도했지만, 결국 실패했어요.
이렇게 고려의 정치는 왕과 귀족, 무신들의 권력 다툼 속에서 변화했어요. 고려의 정치사를 이해하면, 조선이 왜 성리학을 바탕으로 강력한 왕권을 추구했는지도 알 수 있어요!